베수비오 용암이 남긴 헤르클라네움 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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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앙으로 얼어붙은 타임캡슐을 열어보는 상상을 해보자.

서기 79년 베수비오 산이 삼킨 로마 도시 헤르쿨라네움Herculaneum에서 고고학자들은 화산 폭발에도 놀라울 정도로 잘 보존된 나무 찬장cupboard 하나를 발견했다.

화산재에 묻힌 폼페이와는 달리, 헤르쿨라네움은 뜨거운 용암에 휩싸여 유기물이 탄화했고, 그 덕분에 섬세한 나무 조각품들이 거의 2천 년 동안 보존될 수 있었다.

이 찬장은 단순한 유물이 아니라 로마 일상생활을 엿볼 수 있는 창이다.

찬장 제작 기술은 로마 목공 기술을 보여주고, 찬장 안 칸막이들은 가족들이 어떻게 소지품을 보관하고 집을 정리했는지를 보여준다.

모든 디테일이 시간 속에 얼어붙은 평범한 일상을 보여준다.

이 발견은 헤르쿨라네움의 놀라운 보존 상태를 강조한다.

화산 폭발로 도시는 파괴되었지만, 동시에 도시는 독특한 고고학적 캡슐 속에 갇혀 현대 연구자들에게 고대 로마인의 사생활과 가정생활을 엿보게 하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하니 이런 역설이 어디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