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타 말리아 벌 펜던트: 미노스 문명 ‘황금 구덩이’가 선사한 3,800년 된 장신구

곤충을 매우 세밀하게 묘사한 이 펜던트는 고대 미노스 문명의 자연 세계에 대한 단서를 담았다.

이름: 말리아 벌 펜던트Malia Bee Pendant
정의: 금 펜던트
출처: 크레타 섬 말리아Malia
제작 시기: 기원전 1800년에서 1700년 사이

이 금 펜던트는 1930년 크레타 섬 고대 미노스 문명 도시 말리아에 있는 “황금 구덩이pit of gold”를 뜻하는 크리솔라코스Chrysolakkos 묘지에서 발견되었다.

저명한 고고학자 아서 에반스 경Sir Arthur Evans은 이 장신구가 벌을 묘사했다고 주장했지만, 펜던트가 묘사한 곤충의 정체와 디자인에 담긴 의미는 거의 한 세기 동안 논쟁의 여지가 있었다.

이 펜던트가 있는 크레타 섬 이라클리오 고고학 박물관에 따르면, 길이는 4.6cm(1.8인치), 무게는 5.5g(0.2온스)으로, 미국 25센트 동전과 거의 같은 무게다.

고대 금세공인은 필리그리filigree, 과립화granulation, 레푸세repoussé, 그리고 음각 장식incised decoration 등 여러 기법을 결합하여 이 작품을 제작했으며, 박물관 측은 이 펜던트가 “미노스 문명 미니어처 예술의 걸작”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이 펜던트는 머리와 배가 맞닿고 날개를 뒤로 펼친 두 마리 곤충이 서로 마주 보는 모습을 묘사한다.

각 곤충 두 다리는 동심원 모양으로 배열된 금 구슬을 쥔 듯하다. 날개와 맞닿은 배에는 세 개 작은 원반이 달렸다.

일부 연구자는 이 장식이 유럽 꿀벌European honeybees (Apis mellifera)이 꿀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준다고 주장하며, 벌들이 벌집을 들고 입에 꿀 한 방울을 물고 있다고 주장한다.

헤라클리온 고고학 박물관에 따르면 “꿀과 밀랍은 미노스 문명 경제의 중요한 요소였으며, 벌은 미노스 문명의 중요한 종교적 상징이기도 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식물학자 E. 찰스 넬슨Charles Nelson이 이끄는 연구진은 2021년 연구에서 이러한 해석은 매달린 세 개 원을 설명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 원은 지중해 연안 하트워트Mediterranean hartwort (Tordylium apulum) 열매를 나타내는 것일 수 있다. 하트워트는 크레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용 허브로, 원반 모양 과일이 무리 지어 달리고 가장자리에는 구슬 모양이 있다.

연구진은 매달린 원반이 이 과일을 나타낸다면, 묘사된 곤충은 벌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펜던트에 있는 곤충은 매머드 말벌mammoth wasp (Megascolia maculata)과 더 유사하다고 그들은 말했다.

지중해의 하트워트와 같은 꽃식물을 먹을 때, 매머드 말벌은 꽃가루 생성 부위를 움켜쥐고 배를 말며 날개를 뒤로 젖히는 것처럼 보인다.

고대 금세공인이 펜던트로 정확히 무엇을 표현하려 했는지는 아직 의문이다.

벌을 묘사하고 싶었고, 실수로 말벌을 모델로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펜던트 제작자가 금 작업에 매우 능숙했다는 데 동의하다.

넬슨과 동료들은 연구에서 “말리아 펜던트는 종종 양봉 기술과 연관되어 여겨지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결국 “이 보석은 크레타의 자연을 상징하고, 실제로는 찬사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