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윰 초상Faiyum portraits, 로마가 덧칠한 이집트

미라의 머리와 상반신 위에 얹혀 영혼의 불멸을 기원한 신원 미상의 여성 초상화다.

이 작품은 로마 시대인 서기 100년 무렵에 제작되었으며, 나무판에 인화성 물감으로 그렸다.

전 세계 박물관과 개인이 소장한 약 1,000점에 달하는 소위 ‘파이윰 초상화Faiyum portraits’ 중 하나다.

파이윰 초상화는 고대 세계 문화 융합주의를 보여주는 가장 매혹적인 사례 중 하나다.

주로 서기 1세기에서 3세기 사이에 제작된 이 초상화들은 나무판에 뜨거운 왁스hot wax(인화성 물감encaustic)나 동물성 접착제animal glue(템페라tempera)를 사용하여 그린 자연주의적 초상화로, 미라 얼굴에 붙였다.

예술이 이집트의 종교적 규범에 따라 엄격하게 양식화한 이전 시대와는 달리, 이 초상화들은 그리스-로마 예술적 감성으로의 엄청난 변화를 반영한다.

인물들은 놀라울 정도로 사실적으로 묘사했으며 유행하는 로마 의상, 보석, 헤어스타일을 하고, 종종 현대적이라고 느껴질 만큼 생생한 강렬함으로 관람객을 직접 바라본다.

그러나 이러한 “로마”적인 모습은 기만적이다. 그 맥락은 여전히 ​​깊고 부인할 수 없이 이집트적이다.

이러한 초상화와 초기 시대 전통적인 장례 가면 사이의 중요한 연결 고리는 공통된 신학적 기능, 즉 사후 세계를 위해 고인의 정체성을 보존한다는 데 있다.

고대 이집트 역사의 대부분 동안 가면(종종 판지, 금, 심지어 더 비싼 은으로 만들었다)은 영혼이 자신의 육신을 되살릴 때 알아볼 수 있도록 하는 데 필수적이었다.

초기 가면은 고인을 이상화해 오시리스Osiris와 연결시키기 위해 영원하고 신적인 젊은 모습으로 변모시켰지만, 파이윰 초상화는 이러한 요건을 로마의 베리즘verism 또는 개성이라는 가치에 맞춰 적용했다.

이들은 고인에게 영원한 얼굴을 부여해야 한다는 고대의 마법적 요구를 충족시켰을 뿐만 아니라, 개인의 구체적이고 필멸적인 모습을 포착함으로써 이집트 종교의 신적 열망과 고전 미술의 인본주의적 관점 사이의 간극을 효과적으로 메웠다.

이 작품(918.20.1)은 현재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로열 온타리오 박물관Royal Ontario Museum에 소장되어 있다.
사진: 로열 온타리오 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