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한 볼프강 폰 괴테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문학가 중 한 명으로 널리 알려졌지만, 시인이자 철학자, 정치가였던 그는 열정적인 박물학자이자 수집가이기도 했다.
그가 사망한 지 200년이 넘은 지금, 괴테 개인 소장품인 호박 속에서 놀라운 과학적 발견이 이루어졌다.
바로 그가 한때 손에 쥐고 있던 발트해산 호박 조각 안에서 4천만 년 된 개미 화석이 발견된 것이다.
이 놀라운 발견은 예나 프리드리히 실러 대학교 과학자들이 이끄는 국제 연구팀이 이룩했다.
연구팀은 최첨단 영상 기술을 사용헤 육안으로는 볼 수 없는 이 개미 화석을 괴테 소장품에서 찾아냈다.
첨단 이미징 기술로 숨은 화석을 발견하다
이 화석 개미는 싱크로트론 방사선 기반 마이크로 컴퓨터 단층 촬영synchrotron radiation–based micro-computed tomography (SR-µ-CT)이라는 최첨단 기술을 이용해 발견했다.
이 기술을 통해 과학자들은 불투명한 물질을 손상시키지 않고 내부를 살펴볼 수 있다.
비침습적인 이 방법을 통해 연구진은 전례 없는 정밀도로 곤충의 3차원 모습을 디지털 방식으로 재구성할 수 있었다.
이 개미는 †Ctenobethylus goepperti라는 멸종된 종으로, 약 4700만 년에서 3400만 년 전 에오세 시대에 산 것으로 밝혀졌다.
이 종은 발트해 호박에서 비교적 흔하게 발견되지만, 이번에 새로 발견된 표본은 보존 상태가 매우 양호하고 해부학적 세부 구조가 상세하게 드러나 주목할 만하다.

고대 개미 내부 살펴보기
이번 발견의 가장 중요한 측면 중 하나는 과학자들이 화석 개미 내부 구조를 처음으로 조사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화석화 과정에서 소실되는 머리와 흉부 내부 구조가 3D 재구성을 통해 선명하게 시각화했다.
예나Jena 소재 계통학 박물관Phyletic Museum 베른하르트 보크Bernhard Bock 연구원은 이번 연구가 단순히 화석을 식별하는 것을 넘어선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이 표본을 통해 우리는 해당 종을 훨씬 더 자세하게 재분류하고 진화적 관계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Ctenobethylus goepperti가 오늘날 대규모 군체를 형성하는 것으로 알려진 나무 서식종을 포함하는 현대 개미 속인 Liometopum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에오세 삼림 생태계에 대한 통찰
형태와 진화적 관계를 바탕으로 연구자들은 †Ctenobethylus goepperti가 에오세 시대에 유럽 넓은 지역을 덮은 따뜻하고 습한 침엽수림에 서식한 나무 위 생활 개미였을 것으로 추정한다.
발트해 호박에서 많이 발견되는 것으로 보아 당시에는 지배적인 개미 종 중 하나였을 가능성이 있다.
이 발견은 고대 생태계와 기후 조건에 대한 귀중한 정보를 제공하며, 수천만 년 동안 섬세한 생명체를 보존할 수 있는 생물학적 타임캡슐로서 호박의 명성을 더욱 공고히 한다.
괴테의 호박 컬렉션 재조명
괴테의 호박 컬렉션은 주로 발트해 지역에서 채취한 약 40점 작품으로 구성된다.
현재 이 유물들은 바이마르Weimar 소재 괴테 국립 박물관Goethe National Museum이 소장하며, 대부분 원래 상태 그대로 보존한다.
최근 조사에서 과학자들은 최첨단 영상 기술을 사용해 40점 호박 작품 모두를 조사했다.
그 결과 화석 개미 외에도 버섯파리fungus gnat와 검은파리blackfly 두 종류 곤충이 더 포함된 사실을 확인했다.
호박 속 생물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그의 생애 말년에 이르러서야 보편화했기에 괴테 자신은 이 호박 속에 갇힌 미세한 생명체 존재를 알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오래된 소장품, 새로운 발견
이 연구는 특히 현대 기술을 활용해 재조명할 때 역사적인 박물관 소장품이 지닌 엄청난 과학적 가치를 강조한다.
한때 미적, 철학적 또는 개인적인 이유로 수집된 물건들이 수 세기가 지난 후에도 획기적인 과학적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다.
추가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연구팀은 화석 개미의 인터랙티브 3D 모델을 제작했으며, 현재 온라인에서 이용 가능하다.
이 모델을 통해 전 세계 과학자들은 유사한 화석을 비교하고 멸종된 개미 종 식별을 개선할 수 있다.
과학, 역사, 문화가 만나는 곳
연구자들에게 이 발견은 단순한 고생물학적 이정표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연속성을 보여주는 강력한 상징이기도 하다.
계몽주의 시대, 즉 근대 자연과학이 막 태동하던 시기에 수집된 표본이 오늘날 최첨단 진화 연구에 기여한다.
베른하르트 보크는 “괴테 시대의 유물, 즉 근대 사상 형성에 일조한 인물이 만진 물건이 오늘날에도 우리의 과학적 지식을 확장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흥미로운 일이다”고 말한다.
괴테의 호박 속에 보존된 4천만 년 된 개미는 호기심, 세심한 관찰, 그리고 과학, 문화, 자연 사이의 시대를 초월한 소통이 지닌 지속적인 가치를 증명하는 사례다.
Boudinot, B.E., Bock, B.L., Tröger, D. et al. Discovery of Goethe’s amber ant: its phylogenetic and evolutionary implications. Sci Rep 16, 2880 (2026). https://doi.org/10.1038/s41598-026-36004-4
3D model available on Sketchf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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